스토리보드
영화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천재 관상가 내경, 처남 팽헌, 아들 진형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이들 세 식구는 어느 한적한 바닷가 시골마을에 살고 있었습니다. 역적집안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아주 먼 어느 시골에서의 삶. 관상가 내경은 어찌하여 처남과 함께 이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것이며, 아들 진형은 절뚝거리는 다리를 가지고 함께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데 아들 진형은 왜 공부까지 잘하는 것이고, 부조리함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성격인 것인가? 현재의 시각으로만 보더라도 이렇게 똑똑한 아들을 시골마을에 묶어두고 싶은 부모는 없으터. 이렇게 조용한 시골마을에 바람이 찾아옵니다.
한양의 뛰어난 기생, 그것도 같은 업종인 관상을 잘 보는 기생 연홍은 기방의 새로운 튜닝을 위해서 뛰어난 관상가 내경을 찾아옵니다. 이유는? 스카우트제의. 그 어느 것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 대쪽 같은 주인공 관상가 내경. 누구보다도 본인의 인생의 결말을 알고 있는 것 같은 주인공이지만, 운명은 거스르지 못하나 봅니다. 아들 진형이 먼저 본인의 뜻을 펼치기 위해 한양으로 향하고, 이어 처남 팽헌과 내경은 연홍을 따라 한양을 향하게 됩니다. 에피소드는 존재하지만, 내경은 연홍의 기방에서 관상가로서 이름을 날리게 되고, 사람은 계속 몰리고, 연홍의 사업은 승승장구합니다. 세상은 항상 좋은 일이 하나 있으면, 좋지 않은 일 또한 하나가 생깁니다. 이것을 우리는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고도 합니다. 너무 좋은 하루하루의 끝에 김종서장군의 부름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사헌부의 일을 도와 훌륭한 인재들을 차출하는 업무를 돕게 됩니다. 이건 우연이지만, 결국 운명이었던 것인지 그곳에서 관리가 된 아들 진형과 마주하게 됩니다.
김종서 장군과 태종 이방원의 권력싸움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내경.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또다시 역적이 되지 않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내경의 선택. 하지만, 역사란 승자의 스토리를 기억하는 법. 이방원이 승자이기에 내경은 역적의 길을 선택한 결과를 받게 됩니다.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서부터 왕의 관상까지 보게 되는 스토리. 시골 어느 한 소년이 글로벌 스타트업 수장이 되는 것과 유사한 스토리일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 내경은 김종서와 이방원사이에서 갈등할 여유조차 없습니다. 김종서와 같은 편으로서 함께하고 있는 내경이지만, 영화에서 그려지는 이방원의 포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대쪽 같은 충신 김종서와 왕이 되어야 하는 이방원 그 둘의 다툼사이에서 내적갈등을 하고 있지만, 세상사이에서 순진한 것이었을까요? 아님 순박한 것이었을까요? 결론은 상상에 맡깁니다.
줄 서는 기술과 이기는 기술
대쪽 같은 인품에 나라를 생각하는 충신 김종서,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기기 위한 파벌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김종서파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이념하에 그룹이 형성되어야 했을 것이고, 주류라고 생각하여 줄을 섰을 것이며 자부심이 있었을 것입니다. 김종서는 진정한 리더였을까요? 제목을 줄 서는 기술과 이기는 기술이라고 기술한 것은 영화 속에 나오는 인물로 봐서는 생각의 깊이가 이방원 또한 많이 깊어 보였습니다. 다만, 악의 축으로 표현되어 있는 인물 이방원이지만, 이기는 기술만큼은 확실하게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속에는 왕이 되고 싶은 욕심에 가득 찬 인물로 표현되지만, 후대에 도움이 될 기틀을 확실하게 마련하고, 본인의 아들인 세종까지 이어지는 기술과 문화의 완성작을 써 내려간 신화적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결론은 잘 서는 줄은 이기는 줄을 예측을 통해 잘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선택하는 길은 여러 갈래로 뻗어 있습니다.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고, 그 길을 따라 걸어야만 합니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사람을 보십시오. 타고난 능력은 계속되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단기간의 매력은 장기간의 노력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미래를 그리고 예측하는 것, 보이지는 않지만 미래의 어떤 모습에 가느다란 실로 연결됨을 파악할 수 있다면 여러분의 앞길은 살짝 빗나갈 수는 있을지언정 그 길을 향해 가고 있을 것입니다.